Archive for October, 2009

타인의 고통을 다루는 잡부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다루는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 이를테면 판사, 경찰관, 의사 같은 사람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습관이 되어 무뎌져서, 그렇게 하지 않으려 해도 점차 자신의 의뢰인들을 형식적으로 대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보면, 그들은 뒷마당에서 양이나 송아지를 잡으면서 튀는 피에 무감각한 잡부들하고 다르지 않다. 개인에 대한 비정하고 형식적인 태도 때문에, 죄 없는 사람들에게서 모든 권리를 빼앗고 징역형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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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아프다

“사실 엄마는 건강해 본 적이 없거든요. 엄마는 여자잖아요. 니꼴라이 일리치 아저씨, 여자는 언제나 어딘가 아프죠.”
(<하찮은 것>, 안톤 체홉, 오종우 옮김)
여덟 살짜리 꼬마 알료샤가 엄마의 애인한테 하는 말이다. 여덟 살 나이에 벌써 ‘여자’의 본질 하나를 꿰뚫었다. 왜, 여자는 언제나 아플까? 어렸을 때부터 내가 만나거나 본 여자들은 한결같이 아팠다. 누이들도 그랬고, 이모들도 그랬고, 학교의 여선생들도 그랬다. 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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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의 고질병

매사에 지배하려 들지 마세요.
그대가 지배했던 것들도 평생토록 그대를 따르지는 않았어요.
( 오이디푸스왕 1524행, 천병희 옮김)
테바이의 궁전을 떠나는 오이디푸스에게 던지는 크레온의 충고. 정복하고 점령하고 지배하는 방식으로는 그 대상이 나에게 오지 않는다. 어거지로 온 것처럼 보이게 할 수는 있을는지 모르겠다. 돌이켜보라, 살아온 나날들을. 지배하려 했던 것이 한번이라도 그대를 순종했던 적이 있었는가. 지배하려고 했던 것 중에서 제대로 성취한 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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