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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인형

Wednesday, March 19th, 2008

삐뚜루 나가는 데, 삐딱해지는 데는, 사실 나이가 상관없다. 충년-지학-약관-이립-불혹-지천명 씨리즈는 좋아하지 않는다. 이 씨리즈도 통속화되어서 그렇지, 공자가 직선·일방향적인 것을 말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곧바른 것이 좋을 때가 많지만(정말?), 삐딱한 게 더 자주 진실에 가까이 다가선다. 덤으로 매혹적이기까지 하다. 중요한 것은, 아니 생각해볼 것은, ‘어떤’이 아닐까. ‘어떤’ 삐딱함인지, ‘어떤’ 건전함인지… 니이체선생은, 진리’이냐·아니냐’는 ‘어떤’ 진리냐, ‘누구의’ 진리냐로 고쳐야 한다고 말한다. 아주 많은 삐딱함이 사실 ‘일반적으로’ 건전하다. 청년적 겉멋이 아닌 ‘어떤’ 퇴폐는 건전한 정신보다 옳을 수 있다. 하지만, 그 퇴폐조차 옳음을 완성하는 순간 건전한 성숙이 되어버릴 것이다. 곰브로비치의 소설에서 보듯이, 어떤 미성숙은 억압적인 성숙보다 해방적이다. 미성숙은 성숙으로 가는 출발점이나 과정이 아니다. 빨리 끝내버려야 할 통과의례가 아닌 것이다. 미성숙은 언제나 회복되어야 할 ‘맨 정신’이고 자유이며 고독이다. 진흙탕 속에서 뒹굴고 있는 맨몸이다. 그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싸움의 기록이다. 성숙은 불화의 종식이요 저항의 소멸이다. 철이 들면 건전해지고 타협적이며 절충에 익숙해지고 적응을 잘 한다. 고유한 개인은 사라지고 남는 것은 자동인형이다. 세상에 자동인형이 넘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