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in 2008/03/24 ¬ 4:05 pmh.altcre
유목과 은둔
의리(義理)가
낮은 샘가에 피묻은 채 머물고
온 허공에 수만 가지 꽃, 꽃들이
어지러이 피어
어찌 나갈까
저 먼 쓸쓸한 바다까지
가 마침내 내 두 아이를
만나 기어이
데리고 돌아올까
유목과 은둔의 집이여
오랜 내 새 집에.
( 김지하, 全文)
***
물론, 나의 <은둔과 유목>이, 김지하의 <유목과 은둔>에서 온 것은 아니다.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미적분학이 서로 상관없이 태어났듯이. 김지하는 유목을 앞에 놓았고 나는 유목을 뒤에 놓았다. 유목이 앞에 있으면 [...]
Read the rest of this entry »
Posted in 2006/02/16 ¬ 12:18 amh.altcre
서재 북창은 뒤꼍으로 났다. 겨울만 빼고는 언제나 열어놓는다. 허름한 헛간이 바로 보인다. 헛간 뒤로는 산자락이고 대나무숲이 우거져 있다. 헛간에는 아직도 맷돌이며 가마솥이며 항아리며 옛 살림살이가 고스란히 먼지를 뒤집어쓴 채 침묵하고 있다. 헛간 문턱 바로 아래에는 조그만 항아리를 묻고 고무 뚜껑을 덮어놓았다. 액귀를 쫓기 위해서 놓은 것이란다. 그것을 밟고 들어가야 하는지, 밟지 않고 피해 들어가야 하는지, [...]
Read the rest of this entry »